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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스타트업] "누구나 상영관 열 수 있는 시대…영화업계 에어비앤비 될 것"

배포일자
2022/07/26
△ RNR 석민철 대표.
“중후장대한 시설장치 사업에 머물렀던 영화 상영업을 디지털로 전환하면 아무도 닿지 못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겁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석민철 RNR 창업자·대표(사진)은 넷플렉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등장과 팬데믹 등 영향으로 급변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발견한 사업 기회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창업한 RNR은 비스포크(소규모·맞춤형)영화관 솔루션 '모노플렉스'와 영화 예약과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인 '씨네마켓플레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CJ CGV 공채 1기 출신인 그가 창업자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과도한 유형자산 투자를 요하는 기존 멀티플렉스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석 대표는 "극장은 중후장대 산업으로 막대한 투자비와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고, 하나의 상영관을 늘릴 때마다 과도한 자본과 고정비가 소요된다"며 "그 결과 극장 산업 승자는 콘텐츠와 관련없는 부동산 소유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NR은 우선 비스포크 영화관인 '모노플렉스'를 통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모노플렉스는 대규모 공간에 건설되는 멀티플렉스와 달리 적은 비용으로 유휴 공간에 소규모 상영관을 만들고 상영 영화까지 배급하는 올인원 솔루션이다.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호텔, 카페, 레스토랑 등이 잠재적 고객이다. 현재 10개 상영관이 개관했다. 석 대표는 "에어비앤비가 호텔을 짓지않고 호텔업을 하는 것처럼 영화관을 짓지 않고 극장업을 디지털 배급망 사업으로 재창조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비용 없이 상영 솔루션을 보급하고 10~20% 수준의 콘텐츠 배급수수료를 받는 프랜차이즈 형식의 개봉작 콘텐츠 배급망 사업과 해외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디즈니와 소니픽쳐스 등 헐리웃 고위임원 출신으로 구성된 미국사업팀을 통해 MGM, 윈(Wynn)등 미국 메이저 호텔체인과 브룩필드(Brookfield) 등 부동산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진출을 추진중이라는 전언이다.
온라인 상영계약 체결과 IP거래가 이뤄지는 디지털 콘텐츠 거래 플랫폼은 사업의 다른 한 축이다. 유통·수익 배분 구조를 살펴보면 통상적으로 영화는 '제작→배급→상영'이라는 밸류체인을 거쳐 극장에서 최초로 판매된다. 영화(IP)는 극장에서 최초·최고가에 개봉된 후 다른 채널로 시차를 두고 재판매 되는데, 가격은 지속 하락한다. 이 때문에 배급사와 극장 모두 IP의 장기적 활용 방안에 고심이 깊다. 하지만 상영 이후의 IP라이센싱은 사실상 분리된 사업에 그치고 있다. 석 대표는 "기존 극장은 연간 50조원을 만드는 콘텐츠 유통의 가장 강력한 윈도우이면서도 산업의 전후방 연계성이 전혀 없고, 극장을 찾는 수천만 멤버십 고객을 보유하고도 좌석 예매 등 단순한 서비스로 팬덤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 대표가 제작,배급,상영,IP라이센싱 등 파편화된 영화업을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묶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석 대표는 "기존 콘텐츠 유통의 경우 정확한 권리권자 파악이 어렵고, 체계화된 유통시스템과 온라인상에서 글로벌로 저작권을 거래하는 툴이 없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모두 이어주는 플랫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RNR은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 불어 닥친 한파 속 '돈을 잘 버는' 벤처로 꼽힌다. 회사는 2014년 설립 이후 시네마 영상·음향 솔루션 사업 등으로 1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꾸준히 흑자를 실현중이다.